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주는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대풍가를 불렀던 곳이자
조선의 건국과 함께 조선왕조의 발상지로 500년 역사의 뿌리가 된 도시다.
또한 수많은 전란 속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끝까지 지켜낸 유일한 도시로
조선 역사에서 전주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렇기에 현재도 전주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조선왕조 문화유산들을 만나볼 수 있다.
TIP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문화유산을 만나보세요!
조선왕조의 발상지가 되다, 오목대와 이목대
오목대는 1380년(우왕 6년) 삼도순찰사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귀경하는 도중 승전을 자축하는 연회를 열었던 곳이다. 이성계는 연회에서 ‘대풍가(大風歌)’를 읊으며 나라를 세우겠다는 큰 뜻을 품었고 후에 조선왕조가 개국한 뒤 이곳에 정자를 지어 오목대라고 이름을 붙였다. 오목대 근처에 위치한 이목대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할아버지인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가 전주를 떠나기 전에 살았던 발산(鉢山) 바락에 있다. 1897년에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황실의 뿌리를 성역화하는 사업을 펼치면서 1900년에 고종황제의 친필을 새긴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高皇帝駐蹕遺址)’비를 오목대에, ‘목조대왕구거유지(穆祖大王舊居遺址)’ 비를 이목대에 세웠다. 이목대 비각은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하며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런 역사적 배경 외에도 오목대는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이 만개하는 꽃구경 명소이자 은은한 경관조명이 아름다운 야경 명소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고고한 자태로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전주한옥마을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사람들에게 조용한 휴식 공간이자 역사를 느끼는 문화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조선왕조의 역사를 잇다, 경기전
전주에서 조선시대와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 전주한옥마을, 그 안에서도 경기전은 조선왕조의 역사와 숨결이 오롯이 담겨있는 문화유산이다. 태조 어진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에 창건된 이곳은 조선을 세우고 왕권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경기전 내의 전주사고는 수많은 전란 속에서도 유일하게 조선왕조실록을 끝까지 지켜내어 후대까지도 그 역사를 이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어진박물관은 태조 어진뿐 아니라 세종, 단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순종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이며, 왕의 본향이라는 명성을 얻기에 충분한 문화유산이다. 게다가 경기전은 풍경도 아름다운 데다가 전시, 관람은 물론 별빛누빔, 상설공연, 왕과의 산책 등 해마다 진행되는 다양한 역사 연계 행사들로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태조 어진을 봉안한 국내 유일의 어진박물관
전주 어진박물관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을 영구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유일의 어진 전문 박물관이다. 전주 경기전 경내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현존하는 유일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선 왕조의 역사와 전통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1410년, 조선 태종 10년에 태조의 어진이 전주에 봉안되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관련 의식구들 또한 함께 보존되어 왔다. 특히, 태조의 어진을 봉안할 때 사용되었던 신연, 향정자, 가교 등의 유물은 전주 경기전에서만 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어진박물관은 이러한 역사적 유물을 중심으로 조선 왕조의 왕실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주의 역사적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다.
풍패지향(風沛之鄕)의 뜻을 담다, 풍남문과 풍패지관
풍패는 한나라를 건국한 유방이 태어난 곳으로 풍패지향(風沛之鄕)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향인 전주를 풍패에 비유한 말이다. 그리고 전주에는 이러한 풍패지향의 뜻을 이은 문화유산들이 있는데 바로 풍남문과 풍패지관이다. 옛 전주부성의 남쪽 출입문은 고려 시대에 처음 세워졌으나 영조 44년에 다시 세워지면서 풍남문이라는 이름 을 얻게 되었는데 이는 풍패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풍패지관은 오랜 시간 전주객사로 불리며 만남의 장소가 되었던 곳인데 조선시대 전라도 최고 통치기관인 전라감영의 권위와 명예를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뜻을 지닌 보물로 원래의 이름인 풍패지관이라는 명칭을 되찾았다. 풍패지관이라 적힌 주관 정면의 유려한 초서체 현판은 명나라 재상 주지번의 글씨로 전해지는데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높임이 담겨 있다.
조선왕조 최고 전성기의 위엄을 재현하다, 전라감영
전라감영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주를 지킨 전라도의 최고 통치기관으로 2020년 복원 사업을 마치고 옛 영광을 되찾았다. 내삼문을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감사 집무실인 선화당과 누각인 관풍각, 주거공간인 연신당, 내아 등의 건물들이 생생히 재현되어 조선왕조 전성기의 위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인근에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며 낮에는 근사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밤에는 달빛이 내린 듯 은은한 빛에 둘러싸인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전라감영은 복원된 모습을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기해설투어 외에 수시로 다채로운 역사, 문화 체험들이 진행되고 있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