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과몰입러를 위한 전주 촬영지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아쉽게 종영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열혈 시청자들은 아직 나희도(김태리 분)와 백이진(남주혁 분)을 못보내고 있다.
풋풋한 청춘 이야기와 빼어난 영상미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는 바로 전주.
드라마 속 이야기와 함께 나희도와 백이진이 웃고 울며 사랑했던 그곳을 만나 보자.
사랑스러운 나희도 집 ‘크로싱 게스트하우스’
신문 배달을 하던 백이진과 나희도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던 곳이다. 나희도에게 받은 펜싱 칼을 꽂았던 하얀 대문, 나희도를 기다리던 백이진을 비추던 가로등, 수없이 오르락내리락했던 나무계단이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오목대 아래 자리한 이곳은 사유지인데, 높은 지대에 있는 만큼 한옥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당이기도 하다. 가까이에는 남천교가, 멀리는 모악산 송전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희도 집에서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에 백이진이 신문 배달을 한 촬영지도 있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오목대길 5-19 카카오맵
나희도와 백이진의 행복 분수 ‘전주제일고등학교’
자취 집에 찾아온 채권자들에게 절대 행복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백이진. 그런 모습을 보게 된 나희도는 행복해지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학교 수돗가로 데려가 분수를 만든다. 수도꼭지 하나를 거꾸로 돌려 물을 튼 나희도. 지켜보던 백이진이 나머지 수도꼭지를 모두 틀어 분수를 만든다. 그러다 이내 물장난을 치는 두 사람. 갑작스러운 경비 아저씨의 등장에 운동장을 가로질러 도망간다. 나희도와 백이진이 잠시 행복을 느꼈던 학교가 바로 전주제일고등학교다. 드라마 속 수돗가는 촬영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그래서 현장에 가면 없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나희도와 백이진처럼 손을 잡고 운동장을 달리는 커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관선5길 15 카카오맵
두 청춘과 함께한 터널 ‘한벽굴’
나희도 집 근처에 만날 수 있는 한벽굴. 학교에서 물장난 치다 도망친 두 사람이 간 곳이자 나희도가 채권자에게 상처받은 백이진을 위로하던 곳이다. 담쟁이덩굴이 둘러싸였던 터널인 한벽굴은 나희도와 백이진의 성장통을 함께한 특별한 장소이다. 서로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아픔을 달래줬던, 헤어짐을 말했던 청춘 그 자체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전라선 터널로 만들어진 한벽굴은 원래도 자전거를 타고 전주천을 달리거나 느리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사랑을 받던 곳이다. 게다가 바로 옆에서 1급수인 전주천의 깨끗하고 시원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나희도와 백이진처럼 한벽굴을 배경으로 서로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으며 드라마를 추억하는 방문객들이 많아 한참 동안 줄을 서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 카카오맵
희도와 이진의 산책길 ‘바람쐬는길’
한벽굴과 이어진 바람쐬는길, 2화 엔딩을 장식했던 한벽굴과 울창한 나무들이 있는 그 길이다. 터널을 빠져나와 전주자연생태관 방향으로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길 양쪽으로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이 방문객들의 산책에 동행한다. 이곳에서 백이진이 자전거를 타고 신문 배달을 하던 장면을 촬영했다.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나희도와 백이진의 청량한 배경이었고, 태양고 아이들이 내달렸던 길이기도 하다. 백이진처럼 자전거를 타고 바람쐬는길을 달려봐도 좋겠다. 전주자연생태관 바로 옆에 전주시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천 원 한 장이면 자유롭게 갈 수 있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한벽굴에서 전주자연생태관 방향) 카카오맵
나희도와 백이진의 데이트 장소 ‘아현슈퍼’
바람쐬는길에서 남고산성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키스에 대한 나희도와 백이진의 작은 오해가 있었던 장면을 찍은 아현슈퍼가 이곳에 있다. 백이진이 길에서 세게 달리는 오토바이로부터 나희도를 지켜낸 장면도 여기서 촬영했다. 드라마를 위해 오래된 슈퍼를 꾸몄고, 드라마 촬영 후 철거됐던 곳을 전주시가 다시 드라마 속 느낌 그대로 꾸몄다. 주인공들이 앉았던 평상도 그대로 남아있어, 아현슈퍼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남고산성1길카카오맵
백이진이 아르바이트하던 책방 ‘소리방앗간’
전주한옥마을에서 남천교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서학동 예술마을에는 만화 풀하우스 광팬인 나희도가 문턱이 닳게 드나들었던 책 대여점이 있다. 백이진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으로, 서학동 예술마을에 자리한 소리방앗간에서 촬영했다. 실제 책 대여점이 아니어서 촬영 후 내부 만화책들은 회수했다. 대신 외부에 ‘명진 책 대여점’이라는 간판이 남아 있어 드라마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대여점 맞은편 골목도 촬영지이다. 파손된 만화책을 몰래 반납하려다 백이진에게 들킨 나희도가 울음을 터뜨리며 집으로 뛰어가던 길이다. 서학동 예술마을은 촬영지 외에도 공방과 갤러리 등 볼거리가 다양해 쉬엄쉬엄 느긋하게 골목을 산책하며 드라마에 잠깐잠깐 스쳤던 공간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63 카카오맵
백이진의 자취 집 ‘사철나무집과 골목’
서로에 대한 마음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 나희도와 백이진. 눈 내리는 어두운 골목에서 진한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약속한다. 입틀막 했던 이 장면은 백이진의 자취 집이 있는 골목에서 촬영했다. 파란 대문의 백이진의 자취 집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멀지 않은 중노송동 사철나무집에서 촬영됐다. 원래 녹슨 벽돌색의 철대문을 드라마 촬영을 위해 파란 대문으로 새로 색을 칠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2층 양옥집을 멋스럽게 장식하는 이곳은 재개발로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전주 촬영지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나희도와 백이진의 사랑을 떠올리며 골목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가고 있다.
- 위치
- 전주시 완산구 인봉남로 40-29 카카오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