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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 ‘책의 도시 전주’에서 독서삼매경

[2022.10] ‘책의 도시 전주’에서 독서삼매경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2-10-12
  • 조회수2508
거, 독서하기 딱 좋은 날씨네! 전주 독서투어

가을바람 맞으며
이색적인 독서공간 탐방하기

전주는 전통문화, 비빔밥, 한옥마을, 한복체험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은 꽤 유명한 ‘책의 도시’이기도 하다. 2017년 ‘대한민국독서대전’이 전주에서 개최된 이래 전주시는 ‘책 읽는 도시 전주’를 선포하고 매년 가을마다 ‘전주독서대전’을 시행해 왔다. 올해도 전주한벽문화관과 전주향교 일대를 중심으로 ‘2022전주독서대전’(2022. 9. 30. ~ 10. 2.)이 3일간 열린다. 전주에는 ‘책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독서하기 좋은 공간과 이색적인 분위기를 갖춘 독립서점과 동네책방,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들이 많이 있다. 일부 책방들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동네책방문학상’ 같은 흥미로운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시내 곳곳에는 다양한 주제와 전문분야를 갖춘 공공도서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 독특하고 혁신적인 공간들이 전국의 책 애호가, 독서여행자들을 전주로 불러 모은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책 읽는 도시 전주’를 새로운 도시문화 트렌드로 이끌어가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전주의 독서공간들을 찾아가 보자.
무거운 몸은 가벼워지고, 빈곤한 마음에는 포동포동 살이 오를 것이다.

한옥마을 속 아늑한 마음쉼터사람과 정신과 시대를 살리는 책, <살림책방>

전주시 문화관광의 심장에 해당하는 한옥마을의 남쪽 끝, 청연루가 멋들어지게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남천교 다리를 건너 전주향교 쪽으로 방향을 틀면, 왼쪽 시선에 아담하고 귀여운 한옥서점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소박하지만 들어가 보면 단정하게 나열된 책과 그림, 아기자기한 소품, 자연을 닮은 온화하고 클래식한 인테리어에 온통 마음을 뺏기게 되는 동네서점 <살림책방>이다. 전시된 책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예쁜 공간이다. 왠지 여기 있는 모든 책들이 나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이런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런 멋진 공간을 가꾸어낸 책방지기의 센스와 노고가 부럽고 고맙다.

살림책방
  • 살림책방
  • 살림책방

<살림책방>은 답답한 대도시를 벗어나 책방을 꾸리고픈 마음에 전국을 탐색하던 책방지기 홍승현 씨가 전주에 정착해서 2017년에 차린 책방이다. 원래는 덕진동에 책방 겸 모임공간을 열었으나, 마을이 재개발되는 바람에 작년 여름부터 한옥마을로 자리를 옮겼다. 책방지기는 사람과 동네, 지역을 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책방을 시작했고, 그래서 이름을 ‘살림’으로 지었다고 한다.

  • 살림책방
  • 살림책방

이곳에서는 인문학 서적과 예술 서적, 그리고 동화책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책방지기와 인연이 있는 작가의 책을 리디자인해서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지역작가와의 다양한 콜라보 작업을 위해 ‘살림북스’라는 자체브랜드도 만들었다.

살림책방
살림책방
  • 살림책방
  • 살림책방

책방지기의 자리 뒤쪽으로 난 좁은 계단을 내려가면 반지하(!)에 아담한 문방구가 있다. 손으로 직접 그려낸 귀여운 일러스트, 마음을 쉬게 하는 간결한 문장이 새겨진 엽서와 수첩과 다양한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에코백을 하나 챙겨올 걸, 하나씩 전부 주워 담고 싶을 만큼 애틋한 감정을 주는 소품들이다.

  • 살림책방
  • 살림책방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종종 지역작가나 아티스트를 초빙한 소규모 북토크, 전시 등 소소한 행사들이 진행되기도 한다. 여행잡지나 지역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된 덕분인지 한옥마을 내 볼거리 명소로 알려져 관광객들도 꽤 찾아온다. 마침 10월에 열리는 독서대전이 책방 인근 한벽루와 향교에서 열리니,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책방에 들러보면 좋겠다.

살림책방
살림책방

가을볕이 잘 드는 오후, 한옥마을 산책길에 살림책방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골라보자. 책을 미처 펼치기도 전에, 책방 곳곳에 배어있는 아늑함에 몸과 마음이 힐링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살림책방
  • 살림책방
위치
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58-2 카카오맵
운영시간
오후 12: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sallim_books 바로가기

마을을 닮아 예술을 품은 종합예술공간손끝마다 발길마다 예술이 깃든다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전주한옥마을을 등지고 전주천 다리를 건너면 서학예술마을이 나온다. 이곳은 구석구석 골목을 따라 작은 공방,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로스터리 카페, 서점 등이 자리한 아늑하고 정겨운 동네다. 이곳에 최근 예술특화도서관을 표방하는 근사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 생겼다. 올 초 6월에 개관한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이다.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이곳은 전주시가 직접 운영하는 마을도서관으로, 오래된 카페 겸 전시관이었던 건물이 리모델링 후 도서관과 전시관이 어우러진 색다른 곳으로 변모했다. 기존 건물의 독특한 구조와 야외정원 등의 특색을 그대로 살린 채 예술마을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낸 것이다.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팽나무동(입구에 커다란 팽나무가 서 있는 왼쪽 건물), 담쟁이동(담쟁이덩굴이 흐드러지게 감싸고 있는 오른쪽 건물)으로 불리는 2개의 나란한 건물은 2층에서 연결되어 있다. 마치 오래된 그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고즈넉한 외관으로 호기심과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 지역작가가 도서관 건물을 옮겨 그린 작품이 내부에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도서관은 크게 개방형 열람실과 주제별 서가, 전시실, 야외정원으로 구성된다. 사진과 여행, 지역예술, 음악, 미술 등의 장르를 의미하는 ‘빛들다, 깃들다, 스며들다, 물들다’라는 4개의 큰 주제를 따라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각 자료실과 전시공간에는 예술도서, 팝업북, 그림책 같은 도서류뿐만 아니라 LP, CD, 조형물, 사진과 그림 등 비도서 콘텐츠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공간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곳곳에 지역작가의 작품들이 시선과 동선을 따라 적절하게 배치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혼자 조용히 독서할 수 있는 다락방 같은 여유공간, 아이들을 위한 창작공간도 구비되어 있어 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에 정말 많은 고민과 배려가 녹아들었음을 느낄 수 있다. 공간을 구상한 사람에 대해 문의해보니 역시, 이곳의 공간 기획과 구성은 종합예술가인 마을촌장님이 직접 하셨다고 한다.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담쟁이동 1층에 있는 갤러리에서는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월마다 전시하는 기획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다. 9월에는 이희춘 작가의 개인전 ‘Summer’가 열리고 있고, 이어서 전주국제사진전, 곽승호 작가, 한숙 작가 등의 초대전이 예정되어 있다.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 서학예술마을 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책들은 열람만 가능하고 대여가 불가하다고 하니, 하루 중 넉넉한 시간을 내어 여유 있게 방문해 독서와 예술작품 감상, 야외공연을 즐기는 호사를 누려보면 좋겠다. 적당히 비 오는 날, 이곳의 촉촉한 야외정원을 바라보며 책 삼매경에 빠지면 세상 행복할 것 같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2-1 카카오맵
운영시간
9:00~18:00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오래된 나무, 문학의 체취, 진한 커피향이 있는 곳문학서점 카프카에서 만나요

책과 글쓰기, 고전과 문학을 사랑하는 이의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카프카>는 단순히 책과 음료를 함께 취급하는 흔한 북카페가 아니다. 이곳에서는 정말 오래되고 진한 ‘문학의 향기’가 난다.

서점 카프카

전주 영화의 거리, 핫한 객리단길에서 충경로를 건너 남쪽으로 향하면 한적한 구도심이 펼쳐진다. 전라감영의 맞은편, 허름한 건물 2층에 자리한 카프카는 2013년에 만들어졌다고 했다.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이는 입구로 들어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면 오래된 간판과 화분, 헌책, 소품들이 마치 속삭거리며 말을 하는 것 같다. 자신들이 살아온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 말이다.

  • 서점 카프카
  • 서점 카프카

카페 문을 열면 근사한 빈티지 컨셉의 서가가 시야를 채운다. 홀린 듯 걸음을 옮기면 낡은 마룻바닥이 걸을 때마다 삐걱, 하는 소리를 낸다. 바닥조차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은 걸까.

서점 카프카
서점 카프카

서점이자 카페인 <카프카>에는 시, 소설, 에세이 등의 문학서적과 인문학 서적이 주를 이루고, 책은 신간과 추천도서, 중고책(편하게 읽다가 두고 가면 된다)으로 나뉜다. 빈티지 서점답게 옛날 카세트테이프와 CD를 전시·판매하는 코너도 있다.

서점 카프카
서점 카프카
서점 카프카
 
 
 

이곳의 책방지기이자 바리스타인 강성훈 씨는 그 자신이 등단작가이면서 글쓰기 강사이고, 지역의 문학활동가이기도 하다. 전주의 독립서점들이 모여 만든 ‘전주책방네트워크’와 ‘전주동네책방문학상’을 만든 장본인이다. 2회에 걸쳐 진행된 동네책방문학상의 수상작들을 엮어 책도 만들었다. 재미로 시작한 활동인데, 어쩌다 보니 전국에서 원고가 모이고 매년 참가자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책을 판매한 수익금은 문학상의 상금으로 쓰인다고.

  • 서점 카프카
  • 서점 카프카

카프카의 가구와 소품들은 반짝이는 새것이거나 온전한 ‘세트’를 이루는 것이 없다. 아마도 어디선가 사연 있는 물건을 가져왔거나, 책방지기가 폐목재를 직접 두드리고 칠하여 만들었을 것이다. 이곳에는 책뿐만 아니라 탁자, 의자, 조명, 소품 등 하나하나가 마치 긴 여행을 거쳐 이곳에 모여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건에 남겨진 누군가의 손길, 세월의 흔적이 자꾸만 들여다보게 만들고, 그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한다.

서점 카프카
  • 서점 카프카
  • 서점 카프카

오래된 물건, 문학적 감수성, 빈티지와 아날로그에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카프카를 찾아가 보길 바란다. 세련되고 화려한 공간들이 즐비한 요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애틋함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햇빛이 드는 창가에서 책방지기의 정성이 스민 핸드드립 커피를 맛보는 것은 기본이고, 이곳에서 종종 열리는 좋은 사람들과의 책 모임도 참여해 볼 만하다.

  • 서점 카프카
  • 서점 카프카

카프카에서는 그저 책을 읽는 행위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하나의 시공간과 조우하는 경험적 사유로서의 독서를 경험할 수 있다. 실로 마법 같은 공간이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 카프카 -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길 32 2층 카카오맵
운영시간
수~일 12:00~21:00 (월,화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bookstore_kafka 바로가기

근현대적 세련미가 물씬 풍기는 힐링공간출판사가 운영하는 정통 북카페, 청동북카페

전주 효자동 서곡공원을 마주한 조용한 주택가에 ‘힙한’ 북카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근현대식 가옥의 창틀 또는 나무책장을 연상케 하는 격자형 외벽, 단아한 글씨체의 간판, 소박한 화단이 시선을 반긴다. 책을 좋아하는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외경을 잠시 바라본다.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밖에서 보았던 격자형 나무책장이 온 실내를 장식하고 있다. 온전히 ‘책’을 잘 전시하기 위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근현대 목조건축물 안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책들은 표지가 잘 보이도록 배치되어 서점보다는 ‘책 전시장’ 같은 느낌을 주었다.

청동북카페
청동북카페

이곳은 청동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서점형 북카페다. ‘책을 만들고, 책으로 소통하고, 책의 목소리가 들리는 호흡과 곁이 있는 곳.’ 청동북카페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18년간 지역에서 독립출판사를 운영해온 이현미 대표는 독자들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2020년에 북카페를 열었다. 독립출판사답게, 공간 한편에는 청동출판사가 직접 만든 책과 굿즈, 엄선한 문구류가 전시·판매되고 있다. 주로 교육에 관한 책이 많고 그림책, 어른을 위한 동화들도 보인다. ‘출판사’를 테마로 한 추천도서 큐레이션 전시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북카페의 책 대부분은 판매용이며 크게 신간, 추천도서, 중고책(구매하지 않고 읽을 수 있다)으로 나뉜다. 책장 곳곳에 책을 엄선한 책방지기의 서평, 추천의 말, 안내문구가 붙어있어 소소한 감동을 준다. 눈여겨볼 점은 지역작가 도서의 프로모션인데, 전주전북지역 작가의 책을 구입 시 아메리카노 커피 1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청동출판사의 운영철학이 엿보인다.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청동북카페는 내부가 널찍하고 아늑하여 힐링하기 좋은 곳으로 이미 방문객들 사이에 소문이 나 있다. 바닥은 휠체어나 유모차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턱을 없앴고, 전체 구조는 음악공연이나 북토크 같은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다. 큼직하게 난 통창 밖으로는 야외테라스가 있는데, 대나무 정원이 실내 풍경에 은은하게 초록을 더한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이곳의 또 하나의 특장점은 맛있고 예쁜 음료와 디저트다. 음료는 먹기 전 꼭 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단정한 차림새로 나온다. 이른바 ‘인스타 맛집’이다. 이현미 대표는 ‘카페라면 당연히 음료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료를 늘 고민하고 메뉴 개발에 힘을 쓴다고 했다. 젊은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흑임자라떼를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달달하고 고소한데, 그 안에 ‘사랑의 맛’이 느껴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 청동북카페
  • 청동북카페

차 마시며 책 읽고, 공연 즐기기 좋은 북카페. 동네 주민에게는 최고의 아지트가 아닐까 싶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가끔 멍 때리기 좋은 힐링 장소로도 추천한다. 스트레스 받거나 일상이 지칠 때, 혼자 조용히 독서를 하거나 나를 정돈하는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한 번쯤 들러보자. 대나무의 담백한 자태와 꽃향기 나는 커피가 마음을 달래줄 것이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세내로 504-7 1층 카카오맵
운영시간
월~금 10:00~21:00
월~금 10:00~19:00 (동절기 12~2월)
토,일,공휴일 12:00~18:00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cheongdong_books 바로가기

DVD부터 옛날 영화잡지까지, 영화에 관한 모든 것영화마니아의 꿈의 서재, 전주영화도서관

매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영화의 거리, 그곳에 오로지 영화인을 위한 영화인에 의한 영화 전문공간이 있다. 전주영화호텔 2층, 2015년에 지역의 한 인사가 자신의 영화인생을 털어 넣어 만든 카페 겸 도서관 겸 박물관. ‘전주영화카페&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영화 특화 사립도서관이다.

전주영화도서관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출입구에 놓인 오래된 영사기가 눈길을 끈다. 이 35mm 필름 영사기는 일본에서 197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인근의 ‘시네마타운’ 극장이 2000년대 중반까지 이 영사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전주 시네마타운은 CGV, 롯데시네마 같은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영화의 거리를 점령하는 가운데 힘겹게 살아남은 전주 유일의 향토영화관이다)

  • 전주영화도서관
  • 전주영화도서관

공간 내부로 들어서자 높고 넓은 홀이 펼쳐진다. ‘파티’가 열리기에 좋은 공간이다. 입구 쪽은 영화 관련 장비와 소품 등이 전시된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작연도가 표시된 오래된 카메라, 영사기, 음향장치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고, 유명한 영화 캐릭터의 미니어처, 옛날 영화잡지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전주영화도서관
전주영화도서관
전주영화도서관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냈던 영화인 민병록 씨다. 그가 2015년에 자신이 평생 모은 영화서적과 영상자료를 기증하여 도서관을 조성하자, 그의 자발적인 행보에 지역의 다른 영화인들도 동참하여 귀한 자료들을 보태었다고 한다. 지금 영화도서관에는 1895년에 제작된 세계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을 비롯해 영상자료 1만 5,000여 점과 전문서적 3,400여 권, 영화 관련 잡지 2,000여 권이 소장되어 있다.

  • 전주영화도서관
  • 전주영화도서관

오늘날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장년 톱스타, 영화계 거장들의 풋풋한 젊은 시절이 담긴 잡지들이 어색하리만치 반갑다. 이제는 고전이 된 일본 애니메이션과 명작 영화들의 초판 비디오테이프와 DVD, 오래된 포스터... 최신의 트렌드가 반영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장가치가 높은 자료들만으로도 정말 귀한 공간이다. 영화의 역사와 장르 그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 영화인을 꿈꾸었던 다 자란 시네마키드, 과거 영화에 향수를 가진 사람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다.

  • 전주영화도서관
  • 전주영화도서관

안타깝게도, 영화도서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반 방문객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영화호텔 이용객에 한해 부대시설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전주 방문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28-27 전주영화호텔 2층 카카오맵
운영시간
영화호텔 숙박시 사용 가능
홈페이지
http://www.yeonghwahotel.com 바로가기
‘2022 전주독서대전’이 궁금하다면? 지금전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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