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천히 걸으면 좋은 복 받는 길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전주한옥마을 골목여행은 어디에서 그 첫발을 내디디면 좋을까? 긴 시간이 축적된 만큼 신성한 기운마저 풍기는 600살의 은행나무 앞에서 시작해 보자.
이어서 빛을 계승한다는 의미의 승광재는 조선 마지막 황손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이 거주하는 공간이며, 황실의 역사와 예법 등을 공유하는 장소이다. 예약하면 예절, 떡메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500년이 넘는 당산나무 바로 옆 계단은 풍경 맛 집인 오목대 전망대로 이어진다. 길을 걷다 보면 낮은 담장 너머로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우물을 구경할 수도 있다.
옛사람들은 우물이 사해용왕이 사는 용궁과 통한다고 믿었다는데, 용왕은 못 만나도 도깨비가 나타나는 골목은 있으니 바로 드라마 도깨비 벽화 골목!
골목을 지나 다다른 전주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 앞뜰에는 42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근심 걱정일랑 잊고픈 여행자들을 자애롭게 굽어보는 듯하다.
향교 가까이에 있는 오목교는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이어 준다.

600년 은행나무
고려 우왕 9년(1383년)에 월당 최담선생이 벌레 없는 은행나무처럼 마음의 잡념을 없애고 평생 이 나무를 통해 배우라는 뜻으로 심었다고 한다. 아름드리 은행나무 앞으로 조금 얇은 새끼 나무 보이시나요? 2006년 새로운 가지가 올라와서 식물 DNA 검사를 했는데 어미나무 뿌리에서 올라온 맹아목으로 밝혀졌단다. 600년 은행나무 앞에서 심호흡을 다섯 번 하면 좋은 정기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지금! 눈을 감고 심호흡 크게 다섯 번 해보자. 마음속에 좋은 기운이 가득 채워져 항상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다. 잠깐! 여기까지 오셨다면 은행나무 건너 보이는 실개천과 그 안쪽 최명희길도 꼭 들러봐야 한다. 최명희문학관과 최명희생가터 골목길은 깜짝 놀랄 숨겨진 보물들이 아주 많은 재미있는 길이다.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33 위치보기

선비 골목길
골목 시작부터 끝까지 눈과 마음이 풍성해지는 골목길이다. 600년 은행나무를 심은 최담선생의 집 최씨 종대 대문 앞에는 한옥마을 선비길 이야기가 적혀있으니 천천히 읽어보자. 맞은편 담장에 꽃비와 우산 벽화 보이시죠? 우산 아래서 사진 필수!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기를 강추한다. 담장 옆 동락원도 100년 역사를 가진 한옥 숙박 체험 공간이며, 골목길 담장에 고양이 캐릭터 그림은 한옥마을에서 활동하는 캐리커쳐 김완 작가의 작품으로 골목길 주민들과 함께 여행객들을 위해서 지붕 없는 전시관으로 꾸민 골목길이다. 골목 한가운데 태극기를 포함 3개 국가의 국기가 걸려있는 집이 있는데 무슨 뜻일까요? 주인께서 대문 앞에 자세하게 사연을 적어두었으니 지나는 길에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다. 이 골목 끝자락에 가면 조선 시대 민화를 벽에 옮겨놓은 한 폭의 풍속화가 있으니 재미난 풍경을 배경 삼아 또 한 번 사진 필수! 이 선비 골목은 밤이 되면 기와 담장 아래로 밝혀지는 조명에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 전주시 완산구 어진길 33-13 위치보기

승광재
고종황제의 손자인 조선의 마지막 황손이 거주하며 황실의 역사와 예법 등을 공유하는 문화공간으로, '빛을 계승한다'는 뜻으로 승광재라 이름 지어졌다. 사전예약 시 떡메치기, 다도 예절 등도 체험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직접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승광재 바로 앞 이택구사랑채 골목길도 놓치면 안 된다. 키 높은 대나무로 엮어진 담장과 대나무 담장을 타고 올라가며 피어난 꽃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또 승광재 바로 옆 화려한 전주 최부자댁 토담집이 보이시나요? 밝은 황토 담에 돌을 눌러 박고, 기왓장으로 만든 세 가지 꽃문양이 박힌 꽃담은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전통 흙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최부자댁의 오랜 역사와 기품을 말해주고 있다. 하나 더, 최부자댁 토담을 조금 지나 맞은편 전주한옥마을 역사관으로 들어가는 골목길도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대나무숲과 낮은 한옥담장이 어우러진 최고의 포토존이다. S사 휴대폰 TV 광고에도 등장했던 골목길이니 그냥 지나치면 손해다 손해!
- 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12-6 위치보기

오목대 당산나무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을 지키고 있는 오목대 당산나무. 어느 날 전염병에 걸린 부모가 어린 남매에게 병이 옮을까 봐 남매만 남겨두고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부모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 오빠는 큰 눈을 만나 얼어 죽고, 오빠를 기다리던 동생마저 죽게 된다. 오빠를 기다리던 동생이 죽은 그 자리에서 자라난 나무가 바로 오목대 당산나무라고 전해진다. 당산나무 아래서 소원을 빌고, 그 소원을 적은 복주머니를 걸어두면 이루어진다 하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마음을 다해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한 가지를 빌어보자. 당산나무 아래로는 20년동안 한결같은 마음과 가격으로 전통 황차를 내어주는 교동다원이 있으니 잠시 들러 차 한잔으로 기를 충전하면서 멋스러운 다원 분위기에 빠져 보고, 또 당산나무 옆으로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으니 그 계단을 오르지 않고 그냥 가면 오늘 큰 실수를 저지르는 셈이다. 그 계단으로 조금, 아주 조금만 오르면 한옥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한옥마을 전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포토존이니 영차영차 힘을 내자. 그 전망대에서 몇 계단만 더 오르면 오목대가 있는데 아니 가겠소? 이왕 내친걸음, 꼭 보고 가시길 추천한다.

한옥마당 우물
예부터 우물은 사해 용왕이 사는 용궁과 통한다고 믿고, 자연의 이치와 인간사가 우물 속에 있다고 신성시하여 우리 어머니들이 새벽에 우물물을 길어와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고 한다. 지금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우물이지만 전주한옥마을에서는 낮은 담장 너머로 마당 한 켠에 있는 우물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 우물 있는 집 마당에 심어진 꽃도 예쁘고, 어릴 적 할머니 생각이 절로 나는 장독대도 정겹다. 몇 걸음 더 걷다 보면 좁은 골목길에 공유 주연 드라마 도깨비 벽화 골목이 있다. 이런 골목은 사진을 안 찍고 갈 수가 없구나. 그 맞은편 골목에도 부엉이 벽화가 있고 담장 가운데 큰 바람구멍이 있는 오래된 토담이 있어 꼭 보고 가야 한다. 예쁘고, 독특하고, 여기서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물 보고 양쪽 벽화 구경하고 다시 몇 걸음 더 가면 조선셰프 서유구 기념관이 있다. 무료 관람이니 잠시 들러보면 상상도 못 한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서유구 기념관 맞은편 작은 마당 갤러리는 마당 들어가는 길이 예쁘다. 걷는 내내 한 곳도 눈을 뗄 수가 없구나.

전주향교 은행나무
전주향교는 원래 경기전 근처에 있었는데, 태조 이성계의 영전을 봉안하기 위해 경기전이 세워지자 향교에서 유생들이 글 읽는 소리에 태조 영령이 편히 쉴 수 없다 하여 1603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유생들의 목소리에 태조 영령이 흐뭇해하셨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었나 보다. 전주향교 입구 만화루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대성전과 명륜당 앞뜰에 서 있는 은행나무. 수령이 420년이나 되는 은행나무들이다. 대성전 우측에 있는 은행나무는 수컷이 암컷으로 변하여 은행이 열리는 자웅 나무라 한다.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비롯해서 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이기도 한 전주향교. 한참을 머물고 거닐어보자. 4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내온 터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차오른다. 지금 내가 꿈꾸고 바라던 일들이 어쩌면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 그 느낌 그대로 도전해보자!
-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39 위치보기
- 개방시간: 9시~18시(동절기는 17시)
- 063-288-4548

오목교
전주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이어주는 오목교 한가운데 서보면 뒤로는 승암산의 동고사가 있고, 앞으로는 남천교의 청연루까지 전주천의 맑은 바람과 물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주천변은 대한민국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풍경이 아름답고 깨끗하다. 오목교에서 남천교 청연루 쪽으로 바라보면 천변에 전통그네가 있으니 오목교 아래로 내려가 그네를 타면서 상쾌한 바람을 느껴보시길 강추한다. 오목교 아래 징검다리도 꼭 건너봐야 한다. 넓적한 돌다리를 건너다보면 전주천의 맑은 물소리를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다. 징검다리 역시 최고의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 지나치게 위험한 포즈나 장난은 조심해야 한다. 저 아름다운 천변길을 그냥 보기만 하고 지나가기 아깝다면 잠깐 오목교 바로 옆 자전거대여소에 들러서 공유자전거를 빌려 타고 천변길을 달려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전주한옥마을 너의 매력은 대체 어디까지더냐...
2인생 사진 부르는 예쁜 골목길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 속 빛나는 글과 지역 작가의 ‘금손’이 만나 탄생한 아트벤치와 최명희문학관의 기와 담장 위의 소설 속 문장들을 영구소장 하고 싶은 최명희 길을 지나면 낮은 담장 사이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그윽한 풍취를 느낄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 역사관을 만날 수 있다.
한옥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오목대 전망대가 제격이다.
전주향교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사이 나긋하게 휘어 도는 골목길 역시 일품!
이 밖에도 한옥마을의 멋진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탄생시킨 ‘한옥마을 10경’ 골목길도 있으며, 은행로와 오목대길 곳곳에 실개천과 색색의 꽃, 그리고 초록식물의 어울림이 근사해서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된다.
예약하면 예절, 떡메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500년이 넘는 당산나무 바로 옆 계단은 풍경 맛 집인 오목대 전망대로 이어진다. 길을 걷다 보면 낮은 담장 너머로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우물을 구경할 수도 있다.
옛사람들은 우물이 사해용왕이 사는 용궁과 통한다고 믿었다는데, 용왕은 못 만나도 도깨비가 나타나는 골목은 있으니 바로 드라마 도깨비 벽화 골목!
골목을 지나 다다른 전주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 앞뜰에는 42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근심 걱정일랑 잊고픈 여행자들을 자애롭게 굽어보는 듯하다.
향교 가까이에 있는 오목교는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이어 준다.

최명희길
이 골목길은 숨은 보물이 너무 많다. 주민들이 만든 차 없는 골목길에 혼불 책 속의 좋은 글귀를 지역작가들이 그림과 함께 그려 넣은 아트 벤치, 골목길 담장에 그려진 꽃 벽화, 최명희문학관 옆 구불구불 숲속 길. 사진은 필수요, 배경은 선택이라. 어느 곳이 배경이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사진이 탄생할 것이다. 최명희문학관 뒷문 맞은편 지숨 골목길로 걸어가면 또 다른 골목길이 펼쳐진다. 일 년 내내 웃고 있는 큰주댕이 인형 식구들이 골목대장이다. 그 맞은편으로 이름도 예쁘고, 골목도 예쁘고, 마당도 예쁜 한옥 숙박도 공짜로 보기 아까운 공간이다. 최명희문학관과 부채문화관에서 재미난 체험도 꼭 해보길 추천한다. 최명희 생가터 골목 끝 은행로 실개천 쪽으로 나오면 600년 은행나무와 선비 골목길과 마주하게 되니, 그 길에서도 예쁜 사진으로 좋은 추억 많이 채워갈 수 있으니 꼭 들러보자.

전주한옥마을역사관 골목길
전주한옥마을 역사관 옆 골목길은 낮은 한옥 담장 사이로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이 어우러져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작품 사진 탄생하는 포토존이다. S사 휴대폰 광고에도 등장한 골목길이니 오늘 나도 이 골목길에서 CF모델이 되어보면 어떨까. 골목길 빠져나와 사거리에 보면 은행나무 정자와 실개천이 있고, 다른 쪽 골목길에는 조선왕조 마지막 황손이 머물고 있는 승광재와 멋진 토담집, 대나무 골목도 있다. 은행나무 정자와 백일홍 나무를 감싸고 흘러내리는 수벽분수, 그 옆으로 미니 폭포와 실개천 곁에서 잠시 눈을 감고 흐르는 물소리를 듣다 보면 어디 숲속 계곡에 있는듯하다. 하지만, 여기는 전주... 그리고 한옥마을이다.

오목대 데크 전망대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배경 삼아 인생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공예품전시관 전통정원 옆 골목길로 들어서면 오목대로 오르는 숲길이 보인다. 오색복주머니가 달린 오목대 당산나무를 지나 위쪽으로 오르는 데크 계단이 오목대 둘레길의 시작이니, 계단 오르기가 싫어 미리 포기하지 말고 몇 걸음만 오르면 된다. 그림처럼 펼쳐진 한옥마을의 멋진 모습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내 모습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앞모습, 뒷모습, 옆모습 다 찍어야 한다. 어느 한 장면도 포기할 수 없단 말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다면 또 몇 걸음 더 가면 진짜 오목대가 있다. 고려 우왕 6년(1830년) 남원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던 길에 이성계장군이 승전 잔치를 베풀었던 역사 깊은 곳이니 전주한옥마을에 왔다면 오목대는 꼭 다녀가야 한다. 올라오던 길 반대(화장실 쪽)로 내려가면 오목대 육교와 오목대 슈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이곳에서도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니 같이 들러 가보자.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65-13 골목길 위치보기

전주한옥마을10경 골목길
전주한옥마을의 멋진 풍경 10가지를 선정해 한옥마을 10경이라 이름 짓고, 글과 그림으로 꾸며놓은 스토리가 있는 골목길이다. 하나하나 읊조려보자. 10경 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면 스누피 가족이 마중 나와 있다. 스누피 가족을 만나고 10경 그림 아래 서면 골목대장 거북이가 말을 건넨다. '오늘 여기 오길 잘했다' 오늘 이곳 한옥마을에 있는 모든 이들이 같은 마음이기를 바라면서 누군가가 적어놓은 글귀인듯하다. 거북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몇 걸음 걷다 보면 나무 둥치 의자 4개가 보인다. 여기까지 걸어온 나를 잠시 쉬어가라고 주인이 만들어둔 의자인가보다. 모양도 너무 귀엽고, 특이해서 사진 안 찍고 그냥 갈 수 없다. 나무 둥치 의자 지나서 길을 따라 걸어가면 자연스레 걸음이 위로 올라간다. 어디로 가는 길일까요? 걸음걸음 감탄사 대방출이다. 오목대와 마주하는 이곳이 바로 오목대 쉼터이다. 한옥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또 다른 감상 포인트. 이곳 역시 스탬프투어를 하는 여러분에게만 허락한 풍경이다.
-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97-16 위치보기

전주향교 골목길
전주향교를 찾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전주향교와 전주동헌 사이 골목길은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쉽다. 그 안에 숨겨진 포토존을 모르고 지나치다니 안타깝도다. 길게 뻗은 골목길 저 끝이 막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속으면 안 된다. 골목 안으로 걷다 보면 끄트머리에서 꺽어지는 멋스런 한옥 담장 길이 나온다. 굽어진 모습이 다른 골목길 담장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담장 안으로 보이는 전주동헌 뒷마당에 장작이며 굴뚝도 멋스럽다. 이 골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친김에 골목을 돌아나가서 전주동헌으로 들어가 보자. 뒷마당에 장작만 보고 가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전주전통문화연수원 안으로 들어서면 장현식고택과 전주동헌이 곁에 있다. 잠시 내가 이곳 주인이 되어 마루에 걸터앉아 사진도 찍어보고, 구석구석 앞뒤로 다녀봐도 아무도 뭐라 하는 이 없다. 정말 보고 또 봐도 멋스러운 전주한옥마을이다.

은행로 오목정
은행로는 굽이굽이 실개천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예쁘고, 실개천 옆으로 늘어선 가로수에서 피어나는 갖가지 꽃들이 예쁜 길이다. 남천교 방향으로 은행로를 걷다 보면 오목정이라 이름 지어진 예쁜 정자가 있다. 정자 옆으로 동물 형상의 분수와 수벽분수가 쉼 없이 물을 뿜어내고, 예쁜 꽃 가득 심어진 꽃마차는 사진으로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이다. 오목정 바로 옆으로 마당이 아기자기한 한옥 숙박도 좋은 구경이다. 오목정 아래 작은 사거리 실개천 첫머리에는 물결 따라 혼자 신나게 돌아가는 맷돌이 있으니 잠깐 보고 가자. 신기하고 재미난다. 조금 더 내려가면 어느 카페 정원에 두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근 사랑 나무도 있다. 지금 가족, 연인, 친구,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다면 이 사랑 나무 앞에서 변치 않을 사랑을 기도해보면 어떨까. 내친김에 남천교 청연루에서 신발 벗고 잠시 앉아서 쉬어보자. 전주천 맑은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에 취한다. 혹시 고민거리가 있다면 이곳에서 해결책이 떠오르거나 아니면 아예 바람결에 날아가 버릴 것이다.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76 위치보기

네모난 실개천
은행로의 길게 휘어진 실개천이 있다면 전주한옥마을에 숨어있는 실개천이 또 하나 있다. 예쁜 정자와 구불구불 네모난 실개천이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겁고 재미난 곳이다. 지금 실개천이 흐르는 이 장소가 과거 문화연필 공장 터였단다. 대전 동아연필에 이어 1949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연필공장인 문화연필 공장이 이 곳에 세워졌다. 1978년 전주시 팔복동으로 공장을 이전하기까지 130여명의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했는데, 연필공장에서 나오는 톱밥은 주민들 땔감으로 쓰고, 상품화되지 못하는 불량제품은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고마운 공장이었다고 주민들은 기억한다. 바로 앞 교동원광어린이집 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마당에 우물이 있는 예쁜 한옥 숙박도 있고, 예쁜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한옥마을 어느 한 골목 예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이 골목도 아직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오늘 꼭 한번 들러서 멋진 사진 남겨보길 강추한다.
3이야기 따라 떠나는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조선시대에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자만벽화마을을 시작으로 한옥마을 입구에서 30년 이상 터를 지키며 비공식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는 오목대슈퍼와 원광슈퍼를 지나 이성계가 한 번 본 물맛을 평생 못 잊었을 정도로 맛이 뛰어났다는 두 개의 샘, 쌍샘을 지나면 간판만으로 50여년 세월이 짐작되는 현대슈퍼가 또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성심여중·여고 교문 앞 골목의 문방구와 분식집 등은 추억소환 골목길답게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옛 메리야스 공장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교동미술관, 전통 한지 장인이 운영하는 전통한지원을 비롯한 아기자기한 공방이 모여 있는 공예한지골목 등 이야기 가득한 골목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조경단로 자만벽화마을
자만벽화 마을은 오목대에서 오목대 육교를 지나면 쉽게 갈 수 있다. 전주이씨의 발상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니 예사로운 터가 아닌 동네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자만동금표라고 쓰여있는 비석이 있는데, 실제로 조선왕조 선대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자만동을 신성하게 여겨 1900년경 고종의 명으로 일반인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출입 통제구역임을 알리는 표지석이었다. 골목 꺾음새마다 새로운 풍경의 연속이다. 마이클 잭슨부터 빨강머리 앤, 마를린 먼로, 멕시코화가 프리다 칼로까지 유명 스타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사진으로 만나는 벽화는 색감이 더 훌륭하다. 아기자기한 카페들도 많아 어느 한 곳 자리 잡고 앉아보자. 실내도 좋고, 야외 테이블도 좋다. 저 건너 보이는 한옥마을에 놀러 와 자만벽화 마을까지 다녀가니 완전 대~~~박!!!!
- 전주시 완산구 자만동1길 1-8 (자만동금표) 위치보기

원광슈퍼 & 오목대슈퍼
전주한옥마을 입구에서 30년 이상 터를 지키며 한옥마을의 비공식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는 슈퍼 두 곳이 있다. 오목대슈퍼와 원광슈퍼. 오목대 오르는 계단 바로 옆에 있는 오목대 슈퍼 주인 내외분은 전주한옥마을에 관해 물으면 모르시는 게 없다. 한옥마을 역사부터 여행코스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 가르쳐주신다. 궁금한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여쭤보자. 몇 걸음 건너 있는 원광슈퍼 역시 3대째 같은 자리에서 슈퍼를 하고 계신다. 주인아저씨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슈퍼 입구에 그려진 은하철도999 만화 캐릭터부터 열차 모형까지 모두 아저씨 작품이다. 그냥 앞만 보고 걷다 보면 못 보고 지나칠 작품들이다. 오늘은 자세히 한번 쳐다보자. 웃음이 절로 난다.

쌍샘과 양사재
쌍샘은 무슨 뜻일까? 쌍샘은 이름 그대로 윗샘과 아랫샘 두 개의 샘물을 말한다. 그 옛날 이성계가 이 쌍샘 물맛 한번 보고 평생 못 잊어 했다고 할 정도로 물맛이 좋았고, 전주 콩나물도 이 쌍샘물로 키워서 전주콩나물국밥이 그리 맛있고 유명해진 것이라 한다. 이 동네에서는 쌍샘물을 먹으면 쌍둥이를 낳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이곳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살고 계신 쌍둥이 어르신이 바로 근처에 살고 계신다. 지금은 전주시에서 이곳에 쌍샘 광장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음에 다시 오면 깜짝 놀랄 멋진 광장이 조성되어 있을 것이다. 조금 내려가면 양사재를 만날 수 있다. 선비를 기르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ㄱ'자 형의 한옥 고택 양사재는 고종 12년(1875년) 재건된 조선 시대 전주향교의 부속건물로 공부를 마친 청소년들이 모여 생원이나 진사시험을 준비하던 교육 공간이다. 지금은 여행객들이 한옥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니 언제라도 하룻밤 묵고 가도 좋은 곳이다. 양사재 바로 앞으로 난 골목길로 몇 걸음 가다 보면 행복헌 길 천사 날개 벽화가 있으니 잠시 들러 나도 천사가 되어 보자.

향교길 현대슈퍼
향교길을 걷다 보면 아~~~주 낡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슈퍼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는 어찌 다섯 자리일까? 언제적 전화번호일까 궁금해진다. 56년 전 처음 슈퍼를 시작하실 때 전화번호가 아직도 그대로 간판에 남아있으니 할아버지와 이 슈퍼의 역사가 느껴진다. 처음에는 그냥 낡은 간판이었지만, 지금은 한옥마을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간판이기에 오히려 주변에서 새 간판으로 교체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 할아버지는 하루 종일 여행객들이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즐거우시단다. 영어는 하나도 모르지만, 외국인 손님이 와도 눈빛으로 손짓으로 하는 의사소통이 완벽에 가깝다. 주인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오랫동안 지금처럼 향교길에 계시면 다음에 다시 찾아왔을 때 참 반가울 것 같다. 현대슈퍼를 지나 몇 걸음 가면 민화 골목길이 보인다. 향교길은 좁은 골목마다 벽화가 색다르다. 누가 그렸는지 모르지만 그림이 생동감 있고 재미있다. 세상 하나밖에 없는 그림이고, 골목이니 걸어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12 위치보기

추억소환 골목길
어릴 적 학교 앞 문방구에서 친구들과 이것저것 고르던 기억이 있다면 이곳이 바로 그 추억을 소환하는 골목길이다. 머리핀에 뽑기 인형까지 그때 그 물건들이 놀랍게도 지금도 문방구 앞에 그대로 있어 지나가는 어른부터 꼬마 손님들까지 한 번씩 멈춰서게 한다. 문방구 옆 떡볶이집 할머니도 이 골목을 지키는 터줏대감이다. 떡볶이가 담긴 종이컵이 뜨거울까 봐 신문지에 둘둘 말아주는 천원 짜리 떡볶이 맛은 완전 최고다. 조금 내려가면 나의 집 분식 사장님도 시어머니 때부터 한결같이 이 골목을 지켜온 고마운 분식집이다. 원래 상호는 my home이었는데 예전에는 영어 간판을 못쓰게 해서 그대로 해석해 나의 집 분식으로 고쳐 걸었다고 한다. 골목에 있는 성심여중고 졸업생들은 학창 시절 이 골목 분식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자주 다녀간단다. 이 골목 끝에는 멋지게 휘어진 낮은 한옥 담장에 지붕 뚫고 솟은 감나무가 예술인 카페겸 한옥 숙박이 있다. 마당 안쪽에 있는 오래된 자전거부터 어느 것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어 여행객들이 사진에 담기 바쁜 곳이다. 재미난 추억의 골목길에서 나도 같이 추억에 빠져보자.
-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151 위치보기

교동미술관
교동미술관은 현재 관장님이 과거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백양메리야스 공장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미술관으로 개조해서 여행객에게 멋진 문화공간으로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백양메리야스 공장 시절 4백여 명의 여공들이 3교대를 하며 번 돈으로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꿈을 키웠던 뜻깊은 장소이다. 2,500평이나 되는 넓은 공장 터였지만 지금은 최명희문학관, 부채문화관 등이 들어서고 교동미술관 본관과 2관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멋진 공간 속에 훌륭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한옥마을 여행에서 만나는 뜻밖의 선물이다.

공예한지 골목길
골목 한가운데 전통한지원은 30년 이상 경력의 전통한지장인이 운영하는 전통한지공예방으로 아직까지도 전통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있다. 정말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그렇게 탄생한 전통 한지로 만든 수의부터 생활소품까지 여러 가지 작품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 좋은 곳이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수공예 작가들이 직접 그린 골목 지도가 아기자기하다. 역시 손끝에서 나오는 작품은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벽면 낡은 전기배선함도 작가님들의 멋진 그림으로 작품이 되고, 어느 공방 입구에는 그림 그려진 고무신들이 천장에 매달려 하늘로 날아갈 기세다. 이 골목길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샅샅이 보고 가야한다. 이 골목 곳곳에 있는 손끝으로 만든 작품들이 여기에만 있기 때문이다. 나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면 솜씨가 없어도 괜찮다. 골목안에 있는 공방 문을 씩씩하게 열고 들어가면 똥손도 금손이 되게 해주는 공방 작가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문을 여시오~~~
-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100-10 위치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