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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의 고즈넉한 입구를 지나면 아직은 초록빛을 간직한 나무들이 양옆으로 늘어서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오랜만의 나들이로 기분이 들떠서인지 초록빛 나무들 사이로 올려다본 하늘이 유독 맑은 푸른색이다. 같은 초록과 파랑이라고 해도 한여름의 싱그러움과는 달리 가을 특유의 시원하고 차분한 감성을 자아내는 풍경이다. 새파란 하늘과 초록빛 녹음이 가을바람과 어우러져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산책하듯 전주동물원을 거닐고 있는 머리 위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과 간간이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기분이 들떠서 발걸음도 가볍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잎을 떨군 나뭇가지와 울긋불긋 색을 머금기 시작한 식물들, 사박사박 밟히는 발밑의 낙엽들이 천천히 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며 사람들에게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동물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야외 사육장에 나와 한가롭게 시원한 바람과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아주 편안해 보인다. 가을은 무더운 여름을 지나 동물들에게 찾아온 선물 같은 계절이다.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을 구경하듯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보는 동물들도, 잠시 햇살을 피해 한가로이 낮잠을 청하는 동물들도 모두 한껏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모두에게 스며들 듯 찾아온 가을, 어느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은 점점 짙은 색으로 물들어가다가 또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갈 것이다. 스쳐 지나갈 가을을 놓치기 전에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 준비를 시작한 식물들과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가득한 전주동물원에 방문해서 가을 풍경을 감상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